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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패션

개발도상국과 비건 패션

by global-ad 2025. 4. 25.

 

글로벌 확산과 이면의 그림자: 비건 패션 생산지의 윤리적 쟁점

 

비건 패션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으며, '윤리적 소비'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패션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환경을 고려한 재료와 공정을 사용하는 브랜드들이 주목받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건 패션은도덕적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 뒤편에는 상대적으로 잘 조명되지 않는 복잡한 현실이 존재합니다. 바로 비건 패션이 실제로 생산되는 현장, 즉 개발도상국의 노동 현실과 자원 착취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비건 소재는 원가 절감과 기후적 조건 등을 이유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대량으로 생산됩니다. 파인애플 섬유(Piña), 코코넛 가죽(Cocona), 대나무 섬유(Bamboo Rayon) 등의 원료는 대체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케냐,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재배 및 가공되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 권리 침해와 환경 파괴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는 이러한 문제를 공개하지 않거나, 생산 과정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비건 패션이라는 산업은동물을 해치지 않는 윤리적 소비라는 강한 도덕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인간 노동에 대해서도 윤리적 기준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는 신뢰의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오히려 노동 착취, 임금 체불, 비공식 고용, 안전장비 미지급 등과 같은 현실은 비건이라는 단어 뒤에 가려져 외면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의 한 코코넛 가죽 가공공장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반복적인 손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이 보고되었으며, 필리핀의 파인애플 재배 농장에서는 비료와 농약에 장갑 없이 노출된 여성 노동자들이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다는 지역 NGO의 보고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비건 패션이 실제로 얼마나 '윤리적'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윤리적 소비는 결과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패션이 '동물에게 해롭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윤리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편향된 시각일 수 있습니다. 동물을 대신해 인간이 고통받는 구조라면,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위선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비건 패션이 단순한 '동물 해방'의 아이콘이 아니라, 생산지에서의 인권, 생태, 공동체 존중까지 포괄하는 전방위적 윤리성을 갖춰야 할 시점입니다.

 

브랜드의 선택과 책임: 비건 패션과 개발도상국 노동 현실

 

비건 패션을 표방하는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은우리는 동물을 해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이는 분명 동물권 보호 측면에서는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제품을 어디서 만들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노동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쉽게 묻히곤 합니다. 특히 제품 생산의 대다수를 맡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현실은 그러한 이상적 이미지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파인애플 섬유를 사용하는 한 유럽계 브랜드는 제품에 대해완전한 식물성, 잔혹함 없는 생산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해당 섬유를 수급받는 필리핀 공장에서는 12시간 이상의 노동시간과 주 6일 근무, 무계약 노동 등 ILO가 금지한 비공식 고용 형태가 존재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결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비건 패션 소재 생산의 구조적 현실임을 시사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동 착취가 브랜드의고의적 침묵아래 방치된다는 점입니다. 브랜드들은 종종우리는 하청업체를 통해 생산하므로, 현지 사정까지 개입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합니다. 브랜드가 진정한 윤리 소비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하청과 위탁의 경계를 넘어 공급망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과 책임 있는 개입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윤리적 소비란 단순히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료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전 과정에 윤리적 판단이 반영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일부 브랜드가 공급망 전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거나, 국제노동기구(ILO) 및 공정무역기관과의 협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이지만, 아직 업계 전체의 기준으로 자리 잡기에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수많은 중소 브랜드는비건이라는 단어 하나로만 마케팅을 전개하며, 실제 생산지에 대한 공개는 회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인건비가 낮고 노동권이 미약한 국가일수록 이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비건 패션 브랜드가 진정으로윤리 브랜드라면, 동물권뿐 아니라 노동자 권리와 인간 존엄성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이 공정한 임금을 받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생산조건을 개선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나아가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단순한 패션 제품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과 윤리성을 교육하고, 생산자의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는윤리적 스토리텔링을 실현해야 할 시점입니다.

 

개발도상국과 비건 패션

 

지역 커뮤니티의 목소리: 비건 패션 산업이 남긴 상흔

 

비건 패션은 세계적으로착한 소비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생산지인 개발도상국의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이 산업이 남긴 상흔과 불균형에 대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비건 소재가 만들어지는 농장과 공장이 위치한 지역 주민들은 그 산업의 혜택을 공유하지 못한 채, 오히려 피해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건이라는 용어가 소비자에게는 윤리와 환경을 상징하지만, 생산지 주민에게는 삶의 질 저하와 환경 파괴를 의미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 루손섬 북부의 한 지역에서는 파인애플 섬유를 수출하기 위한 대규모 농장이 들어서며, 기존에 생계를 유지하던 쌀 재배 농가가 밀려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역 농민들은 수차례 집회를 열고 지방 정부에 항의했으나, “글로벌 친환경 수출 산업이라는 명분 아래 그들의 요구는 묵살되었습니다. 이처럼 비건 패션 산업의 확장이 토지 갈등과 생계 기반 붕괴로 이어지는 현실은 쉽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습니다. ‘윤리적 소비가 오히려 현지 공동체의 자율성과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스리랑카 남부에서는 코코넛 가죽 생산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냄새, 물 부족 문제가 지속되며, 인근의 수질 오염까지 유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지역 NGO 활동가는공장은 환경영향 평가 없이 들어섰고, 주민들과의 협의 과정도 없었다, 지역 공동체를 배제한 친환경 산업은 진정한 지속 가능성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주민들은착한 산업이 우리를 아프게 하느냐”라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비건 패션 산업이 개발도상국에 남긴 상흔은 단지 환경 피해나 노동 문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는 문화적 정체성과 공동체 구조의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나의 전통 바틱 염색 마을에서는 외국계 브랜드의 요구에 따라 염색 공정의 색상, 문양, 소재 등이 표준화되면서 전통 기술의 자율성과 예술성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현지 장인들은이제는 외부의 주문서를 따라 반복만 하는 하청 기계가 되었다, ‘전통과 존엄의 침해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결국 비건 패션이 진정한 윤리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지 지역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삶과 문화, 환경을 존중하는 설계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 하나로, 공동체의 현실을 지우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소비자의 윤리적 만족은,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구축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산업 구조의 중심을 공급자와 지역 주민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 비건 패션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

 

비건 패션 브랜드가 진정한 윤리성과 지속 가능성을 갖추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공급망 전반에 걸친 구조적 재설계입니다. 단순히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친환경 섬유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윤리적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생산, 가공, 유통, 유통 이후의 재활용까지 전 과정이 환경과 노동, 지역사회를 고려한 통합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반영해야만 비건 패션은 그 정체성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공정무역 기반의 거래 구조 확립입니다. 현재 많은 브랜드들은 소재 수급을 최저가로 확보하기 위해 복잡한 다단계 하청 구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급망의 투명성이 떨어지고, 중간 유통 단계에서 윤리적 기준이 무너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국제공정무역기구(Fairtrade International), 글로벌 오가닉 섬유 표준(GOTS) 등의 공급망 인증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인증은 노동권 보호, 생태 보전, 가격 공정성 등을 체계적으로 보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브랜드는 단순히 인증서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모니터링과 공급처 실사 시스템을 상시 운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한 비건 브랜드는 인도에 있는 코코넛 가죽 공장과 파트너십을 맺고, 분기마다 자체 인권 감시단을 파견해 노동시간, 아동노동, 작업장 안전 기준 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율 감시 시스템은 단순한 명목상의윤리 마케팅을 넘어, 실제 실행력이 담보된 지속가능한 브랜드 운영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재 재배에서 사용되는 물, 농약,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LCA(Life Cycle Assessment, 전과정 평가)를 기반으로 공급망을 설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이 데이터를 고객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제품 단위의환경 발자국을 시각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윤리 실천을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또한 현지 주민과의 협업 및 이익 공유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핵심 요소입니다. 단순히 생산 노동력을 저렴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공동 브랜드를 설계하며,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 발전 기금으로 환원하는 구조가 함께 마련되어야 진정한 상생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의 한 비건 패션 브랜드는 잔디섬유 장인들과 공동 디자인 팀을 구성해 글로벌 수출에 성공했고, 그 수익의 30%를 해당 마을의 학교 건립과 보건 사업에 투자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비건 패션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윤리와 실천, 그리고 투명성의 삼각 균형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는 제품 라벨이나 광고 문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생산지의 농부와 공장 노동자의 삶 속에서 검증되고, 소비자의 신뢰 속에서 확장되며, 환경의 회복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비건 패션이라는 정체성의 실체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전통기술과의 융합: 개발도상국 자립을 위한 비건 패션모델

 

비건 패션 산업이 진정한 지속 가능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생산지를 단순한원자재 수출지저임금 노동력 제공처로 인식하지 않고, 창조성과 문화적 자산을 지닌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하는 자세입니다. 이를 실현하는 핵심 열쇠가 바로 전통기술과의 융합입니다. 개발도상국의 전통 섬유 기술과 장인정신은 비건 패션의 철학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도의 '카디(Khadi)' 직물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손으로 짠 면직물인 카디는 간디가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삼았던 원단으로, 오늘날에는 에너지 절약과 비기계적 생산이라는 점에서 비건 패션의 이상과도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 일부 브랜드는 이 카디 직물에 비건 염료를 사용하고, 윤리적 패턴을 가미해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지 직조 장인들이 단순한 생산자가 아닌브랜드 공동 창작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수익 분배와 지식 재산권 공유를 포함한 새로운 협업 모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가나의 바틱(Batik) 염색 기법을 들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천연 식물 염료를 활용해 천에 문양을 찍는 이 기법은, 오늘날 비건 패션 브랜드에서비화학 염색’, ‘제로 웨이스트 생산이라는 가치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장인들이 중심이 된 바틱 공동체는 단순한 기술 보존을 넘어, 지역 경제 자립과 여성 경제권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 기술의 채택은 현지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존중을 동반할 때만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전통기술과의 융합이 단지 제품의 스토리텔링을 위한장식적 요소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부 브랜드는 전통 문양이나 기법을 활용하면서도 원산지와 장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일방적인 이미지 마케팅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문화적 수탈이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통기술을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창조하는 협업 구조가 되어야만 윤리와 존중이 함께 실현될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전통 기술은 비건 패션 산업에 단순한 소재나 가공기법 이상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것은 수백 년간 축적된 생태적 지혜, 공동체 기반의 노동 문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 기술과 결합하면서 윤리적 소비를 넘어선 문화적 회복과 자립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이러한 기술을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 파트너십의 기회로 바라보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전통기술과의 융합은 비건 패션이 개발도상국에일자리를 제공하는 산업을 넘어서, 자립과 존엄을 보장하는 동반자적 모델로 진화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그리고 이 융합은 브랜드가 단지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아닌, 새로운 정의로운 패션 문화를 함께 창조하는 과정임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