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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패션

비건 패션의 HR 전략: 브랜드 내부의 윤리경영 실천법

by global-ad 2025. 5. 8.

윤리경영의 확장, HR로 향하다: 비건 패션 기업의 내면 전략


비건 패션은 단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디자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제 그 범위는 브랜드의 경영 전반, 특히 인사관리(Human Resources, 이하 HR) 전략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외부에는 ‘윤리적 소비’를 권장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노동착취, 임금 격차, 성차별적 문화가 존재한다면 그 진정성은 금세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생산 과정뿐 아니라, 내부 조직문화와 고용 구조의 윤리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비건 패션 브랜드들은 ‘윤리경영’의 실천 무대를 내부로 확장시키며, 인재 채용, 직원 교육, 조직문화 구축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과 책임감을 중심으로 HR 전략을 재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채용부터 윤리적으로: 비건 패션의 인재 선발 기준


비건 패션 브랜드의 HR 전략은 가장 처음인 채용 단계부터 차별화됩니다. 단순히 경력과 실력 중심의 평가를 넘어, 지원자의 가치관, 환경·동물권 감수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도가 주요 평가 항목으로 포함됩니다. 이러한 기준은 브랜드의 윤리적 비전과 일관된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비건 패션 브랜드 Matt & Nat은 채용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자기 서술문’을 필수로 받고 있으며, 기업은 이를 통해 후보자의 철학과 실천 의지를 판단합니다. 한국의 친환경 브랜드 오르그드(ORGDE) 또한 채용 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견해’와 ‘기후위기 대응 행동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채용 전략은 단순히 ‘선한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 아닙니다. 브랜드와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인재를 선택함으로써 조직 내의 갈등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높은 몰입도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윤리화: 투명성과 평등성의 실현


HR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문화입니다. 비건 패션 브랜드들은 위계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방식을 지양하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상호 존중 기반의 피드백 구조를 강조합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지속가능 브랜드 People Tree는 전 사원 대상 운영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과 기업의 공급망 변화 사항 등을 내부 뉴스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이는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고, 직원들이 기업의 윤리적 방향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서울 기반 브랜드 슬로우웨이브(Slowwave)는 익명 피드백 시스템과 함께 ‘비폭력대화(NVC)’ 워크숍을 전 사원이 정기적으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서 감정 소진을 줄이고 윤리적 갈등 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비건 패션과 ‘살아있는’ 윤리 교육의 접목


윤리경영을 조직문화에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강의나 규정 전달이 아닌, 생활 속 실천 중심의 윤리 교육이 필요합니다. 비건 패션 브랜드들은 이를 위해 생생한 현장 사례 기반 교육과 워크숍, 시뮬레이션형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브랜드 Wuxly Movement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비건 소재 제조 현장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제품의 가치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를 체험하게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윤리적 생산이 단지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체감하게 하며, 직원 개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국내 비건 패션 스타트업 에버베지(EverVegie)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분기 1회 윤리 감수성 워크숍을 열어, 소재 선택, 파트너십 기준, 고객 응대 방식 등 실제 직무에 윤리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함께 연습하고 있습니다.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담은 성과 평가 시스템


비건 패션 브랜드의 HR 전략은 성과 평가에서도 차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매출 실적이나 KPI 달성률만으로 직원의 기여도를 판단하지 않고, 윤리적 행동, 협업 태도,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 등도 중요한 평가 지표로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윤리 패션 브랜드 Mud Jeans는 성과 평가 시 직원이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기술하는 항목을 포함시키며, 사내 위원회가 이를 다면적으로 검토해 평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원들에게 "성과는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합니다.

한국의 코코브루니(COCObruni)는 직원 간 동료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해, 구성원이 서로의 긍정적 행동을 기록하고 이를 분기별 포상에 반영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수직적 평가 대신, 상호신뢰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긍정적 피드백 기반 HR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착한 기업’을 위한 착한 복지: 비건 라이프 지원제도


비건 패션 브랜드들은 복지제도에서도 자사의 철학을 반영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연차휴가나 식사 지원을 넘어서,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Brave GentleMan은 전 직원에게 ‘비건 인증 레스토랑 식사비’를 월 일정 금액까지 지원하고, 직원 본인 또는 가족이 비건 전환을 희망할 경우 식단 및 라이프스타일 전환 코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윤리적 소비 포인트 제도’, ‘탄소중립 출퇴근 지원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직원의 실천 의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합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비건랩(VeganLab)이 비건 식단 선택이 가능한 구내식당, 생리휴가 확대, 반려동물 입양 지원 등 비건 철학과 복지의 융합을 실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 복지를 넘어 ‘삶의 철학과 일의 일치’를 도모하는 선진 HR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건 패션의 리더십 철학: 위에서부터 실천하는 윤리


윤리경영이 조직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건 패션 브랜드의 리더들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닌 윤리 실천자(Ethical Practitioner)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조직 전반에 가치관을 전파하는 촉매 역할을 수행합니다.

영국의 브랜드 Stella McCartney는 설립자 본인이 채식주의자이며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모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경영진 회의에도 친환경 식사, 탄소배출 최소 이동수단, 동물실험 반대 정책 등을 철저히 반영합니다. 이 같은 ‘리더의 실천’은 말보다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직원들에게 윤리경영의 진정성을 각인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은 단지 상징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국 브랜드 그로우잇(GrowIt)은 ‘경영진의 행동지침서’를 내부 위키에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리더십 평가가 진행됩니다. 해당 지침에는 ‘공정거래 파트너와의 회의 시 발생 가능한 갈등 대처법’, ‘사내 윤리교육에 참여하는 리더의 태도’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리더의 모범이 곧 조직 윤리 수준을 결정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전략입니다.


윤리적 위기 상황에서의 HR 대응 프레임워크


윤리경영을 지향하는 브랜드라도 위기 상황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이며, HR 전략은 이러한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2021년, 독일의 지속가능 브랜드 ArmedAngels는 하청 공장에서 비윤리적 근로환경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부 HR팀 주도로 전 직원에게 실시간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피해 근로자와의 인터뷰, 제3자 감시단 요청, 긴급 윤리 개선 TF 구성 등을 신속히 진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사기 하락을 막고, 외부 소비자에게는 위기에 진심으로 대응하는 윤리 브랜드로 인식되며 오히려 충성도는 상승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플라스틱프리(PF) 브랜드는 납품처의 ESG 기준 위반 사실이 밝혀졌을 때, HR 부서에서 전 직원과의 간담회를 통해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윤리 감사 팀을 신설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위기 대응 프로세스에 직원 참여를 적극 반영하는 구조는 구성원의 자율성과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비건 패션 HR 전략의 미래: 문화로 진화하는 윤리경영


앞으로 비건 패션의 HR 전략은 단순한 ‘내부 시스템’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체의 문화이자 철학으로 내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술과 사회적 요구의 변화 속에서, HR 전략은 더욱 유연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 기반의 채용 알고리즘이 도입되더라도 윤리적 기준을 내장한 설계가 중요하며, 비대면 근무가 확대되는 시대에는 온라인 상호작용에서도 ‘비폭력 대화법’이 요구될 것입니다. 동시에 ESG 경영의 정착과 함께, HR은 단순한 지원 부서가 아닌 브랜드 가치의 핵심을 지탱하는 전략 파트너로 거듭날 것입니다.

비건 패션 브랜드는 더 이상 단순히 제품으로만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을 뽑고, 어떻게 일하며, 무엇을 가치로 삼고 있는가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윤리적 HR 전략은 곧 브랜드 철학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윤리경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비건 패션의 HR 전략: 브랜드 내부의 윤리경영 실천법